예년보다 6주 정도 일찍 찾아 온 봄 덕분에
평소에 파종할 시기인 4월 말에
올해는 같은 시기에 텃밭에 빽빽하게 자란 파의 약 1/4 정도를
윗부분만 잘라서 바구니에 담고,
앞으로 계속 먹을 수 있게 뿌리 부분은 남겨 두고,
부추는 줄기를 자른 후에 빨리 다시 자라기에
싱싱하게 올라 온 부추를 남김없이 다 따서 커다란 그릇에 담았다.
왼쪽에 부추도 제법 올라 왔고,
열무도 손가락만한 싹이 올라서 올해는 이모, 삼모도 가능할 것 같은 예감이 들고,
상치, 쑥갓, 근대도 덩달아서 여린 싹들이 고개를 디밀고 나와서
한동안 식탁이 싱싱한 야채로 채워질 것 같아서 든든해진다.
가지고 나간 그릇이 너무 작아서
아예 큰 소쿠리를 들고 나가서 수북하게 파와 부추를 담아서 부억으로 들고 왔다.
실파처럼 연하고 가는 파로 해물파전 할 양은 남겨 두고,
일단 파/부추김치를 담으려고 씻고 다듬어서...
마늘, 생강, 설탕, 고춧가루와 그리고 멸치 액젓을 넉넉히 넣고...
함께 잘 버무리면...
봄철에 입맛이 없을 때에 뜨뜻한 밥에 얹어 먹거나...
보리밥에 참기름을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기운도 생기고, 잔잔한 행복감이 밀려 오게 해 주는 파 김치...
그리고 주말에 수퍼에 가서 오이를 사서 칼집을 낸 후에
그 안에 부추김치를 집어 넣고 사각사각한 오이 소백이를 담을 계획을 세우니
한동안 밑반찬 걱정은 덜게 생겼다.
그렇게 많아 보이던 파와 부추가 김치를 담으니 겨우 병 하나만 나와서 김이 빠지지만,
한동안 아직도 텃밭에 파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서 덜 조바심이 나고,
아직도 파전을 부쳐 먹을 파도 남아서 여유마저 느껴진다.
늘 먹는 파와 부추는 다년생이어서
스스로 알아서 꽃을 피우고, 씨를 맺어서
저절로 땅에 씨가 떨여져서 겨우내 긴 잠을 잔 후에
봄철에 고맙게도 홀로 떨어진 씨에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키워서
이렇게 싱싱하고 영양가도 풍부하고 맛있는 야채를 제공해 주어서
그야말로 최고의 효자 채소이지요.
화분에 심을 꽃모종들...
The best place to find God
is in a garden.
You can dig for him there.
George Bernard Shaw
신을 발견하기 제일 좋은 곳은
정원입니다.
그곳에서 파다보면
신을 만날 것입니다.
조지 버나드 쇼
번역: Helen of Troy©
You can bury a lot of troubles
digging in the dirt.
~Author Unknown
밭에서 땅을 일구다 보면
그대의 고통을 묻어 버릴 수 있습니다.
번역: Helen of Troy ©
The garden is a love song,
a duet between
a human being and Mother Nature.
~Jeff Cox
정원은
인간과 대자연의
사랑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듀엣이다.
번역: Helen of Troy©
“The many great gardens of the world,
of literature and poetry,
of painting and music,
of religion and architecture,
all make the point as clear as possible:
The soul cannot thrive
in the absence of a garden.
If you don't want paradise,
you are not human;
and if you are not human,
you don't have a soul.”
― Thomas More
세계의 존재하는
문학과 시,
미술과, 음악,
종교와 건축이 존재하는 수많은 정원 모두는
아주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정원이 없는 곳에서는
영혼은 시들어 버린다는 것을..
당신이 낙원을 갈망하지 않는다면,
인간이 될 자격이 없으며,
그리고 인간이 아니라면,
당신은 이미 영혼을 잃어버린 존재입니다.
-토마스 모어
번역: Helen of Troy©
지난 주에 허브와 채소씨를 심은 화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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