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정원/시, 산문 & 수필 73

이오덕의 '7월' (외) _ ♪ Schubert's Standchen (Serenade)/ Lang Lang

[7월에 관한 시 모음] 이오덕의 '7월' (외) Dana Point, CA [June 27, 2020] 7월 앵두나무 밑에 모이던 아이들이 살구나무 그늘로 옮겨가면 누우렇던 보리들이 다 거둬지고 모내기도 끝나 다시 젊어지는 산과 들 진초록 땅 위에 태양은 타오르고 물씬물씬 숨을 쉬며 푸나무는 자란다 뻐꾸기야, 네 소리에도 싫증이 났다 수다스런 꾀꼬리야, 너도 멀리 가거라 봇도랑 물소리 따라 우리들 김매기 노래 구슬프게 또 우렁차게 울려라 길솟는 담배밭 옥수수밭에 땀을 뿌려라 아, 칠월은 버드나무 그늘에서 찐 감자를 먹는, 복숭아를 따며 하늘을 쳐다보는 칠월은 다시 목이 타는 가뭄과 싸우고 지루한 장마를 견디고 태풍과 홍수를 이겨내어야 하는 칠월은 우리들 땀과 노래 속에 흘러가라 칠월은 싱싱한 열매와 푸..

홍시 - 청원 이명희

홍시 / 청원 이명희그림자마저 붉은 등가죽에얼음장 같은 저승꽃 하나 둘 피우며고요의 시간 속으로 흐르는 여정 멀리 떨어져 있어도 찾을 수 있는 별 하늘 청살문 열어놓고 떫은 심지 안으로 삭힌 가난한 설원에 눈물 찍어 단청을 입힌다봉두난발로 헤맷던 날들 바늘 되어 무딘 심장을 콕콕 찔러대도 뼈마저 살로 아우러져 허물어진 마음흔들리고 부서지는 삶에 순명하듯삐죽삐죽 솟아나는 마음 절벽 마름질하며마른 가지 얼룩진 옹이를 다듬는 손끝이제 더 녹아야 할 가슴이 없는 봉분 낮은 어머니 무덤처럼 삭풍에 몸을 맡긴 채 햇살을 쪼고 있다.   http://cafe.daum.net/greenfield43/pMEI/11571

별 헤는 밤/ 윤동주(출생지: 북간도, 1917~1945) _ 낭송: 김미숙

별 헤는 밤윤동주 [낭송: 김미숙] 별 헤는 밤 [1945]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이제 다 못 헤는 것은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별 하나에 사랑과별 하나에 쓸쓸함과별 하나에 동경과별 하나에 시와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

젊음의 꽃밭 - 헤르만 헤세 (Hermann Karl Hesse, 1877년 7월 2일 ~ 1962년 8월 9일)

젊음의 꽃밭 - 헤르만 헤세 - 나의 젊음은 온통 꽃밭의 나라였습니다. 풀밭에는 은빛의 샘물이 솟아오르고 고목들의 옛이야기같은 푸른 그늘이 거칠은 내 젊음날 꿈의 열정을 식혀주었습니다. 심한 갈증에 허덕이며 불볕의 길을 걸어갑니다. 이제 내 젊음의 나라는 닫혀 있고 나의 방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