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관한 시 모음] 이오덕의 '7월' (외) Dana Point, CA [June 27, 2020] 7월 앵두나무 밑에 모이던 아이들이 살구나무 그늘로 옮겨가면 누우렇던 보리들이 다 거둬지고 모내기도 끝나 다시 젊어지는 산과 들 진초록 땅 위에 태양은 타오르고 물씬물씬 숨을 쉬며 푸나무는 자란다 뻐꾸기야, 네 소리에도 싫증이 났다 수다스런 꾀꼬리야, 너도 멀리 가거라 봇도랑 물소리 따라 우리들 김매기 노래 구슬프게 또 우렁차게 울려라 길솟는 담배밭 옥수수밭에 땀을 뿌려라 아, 칠월은 버드나무 그늘에서 찐 감자를 먹는, 복숭아를 따며 하늘을 쳐다보는 칠월은 다시 목이 타는 가뭄과 싸우고 지루한 장마를 견디고 태풍과 홍수를 이겨내어야 하는 칠월은 우리들 땀과 노래 속에 흘러가라 칠월은 싱싱한 열매와 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