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시신을 감쌌던 천으로 알려진 ‘토리노의 수의(壽衣)’ 사본 전시회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내 1898 광장에서 열렸다.
한국에서 토리노 수의 사본이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다음 달 4일까지 이어진다.
토리노의 수의는 가로 4.41m, 세로 1.13m 길쭉한 아마포 천으로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의 요한 세례자 대성당에 보관돼 있다.
일반적인 수의가 아니고, 시신을 천 위에 올린 다음 발끝부터 머리를 향해 ‘ㄷ’자 형태로 감싼 후 다시 발끝까지 덮은 형태다.
신약성경에는 ‘시몬 베드로가 뒤따라와서 무덤으로 들어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요한복음 20장 6절)’는 구절이 나온다.
이번에 공개된 사본은 이탈리아 토리노 수의 교육 연구회 STERA의 창립자이며 수의 조사반 사진 전문가인
바리에 슈보르츠의 풀라이프 사이즈 스페셜 판이다.
예수의성모수녀회에 따르면 1350년 발견된 토리노의 수의는 프랑스 리레에서 전시되다가 1694년 이탈리아 토리노로 옮겨졌다.
토리노의 수의는 진위와 관련해 숱한 화제와 의문을 남겼다.
1978년 미국 과학자 30명은 30분 안에 수의가 가짜임을 증명하겠다고 나섰지만,
조사 2년 만에 “현재의 물리 화학적 방법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1988년에는 과학자 21명이 탄소연대측정법을 동원해 1260~1390년 사이의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설명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
이후에도 수의를 둘러싸고 새로운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역대 교황들은 논란에 가담하지 않고 토리노의 수의가 있는 이탈리아 토리노 성 세례자 요한 대성당을 방문해 수의 앞에서 참배하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이것은 믿음의 문제가 아니므로 교회가 답할 입장이 아니다”고 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의에 새겨진 얼굴에서 인간의 고통을 발견하고 모든 고통받는 이들 곁에 계시는 예수님을 떠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예수의성모수녀회 원장 문호영 신부는 “이번 전시회는 가톨릭 신앙의 근간이 되는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믿음과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더욱 확고히 다져 구원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하게 됐다”며
“토리노의 수의는 현존하는 가장 가치 있는 유물이자 보물”이라고 설명했다.
전시회 마지막 날인 10월 4일 오전 염수정 추기경이 ‘성 수의 장엄미사’를 주례할 예정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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