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하나 돌려드리면 광화문 대통령 시대도 빨리 올 것"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49년 만에 청와대 앞길이 전면 개방되던 첫날인 26일 시민들과 함께 '한밤 산책'을 즐겼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청와대 앞길 전면 개방을 기념하고자 연 '청와대 50년 만의 한밤 산책' 행사에서 지난 22일부터 청와대 페이스북을 통해 신청해 당첨된 시민 50여 명을 만났다.
온종일 비가 오락가락했지만 행사 시작에 때맞춰 비가 그쳤고 시민들이 삼삼오오 춘추관 앞에 모여들었다.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광화문 대통령이 청와대 앞길 개방이 의미하는 바를 짧게 설명하고 나서 산책은 시작됐다.
시민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눈 김 여사는 한 할머니와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반세기 만에 열린 청와대 앞길의 야경을 이곳저곳 돌아보며 걸었다.
김 여사는 주변에서 같이 걷는 시민과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15분 남짓 걸어서 김 여사와 시민들은 경복궁 신무문에 도착했다.
KBS 국악관현악단의 대금 연주를 비롯해 박준 시인의 축하 시 낭송은 초여름밤 산책의 정취의 깊이를 더해갔다.
산책에 참여한 시민 대표로 인사를 한 김지혜 씨는 "처음에 신청할 때 신랑이랑 둘이 올까 했는데 새길, 새 시대가 열리는 것이니 아기한테 보여주는 것이 의미가 있을 거 같아 아기와 왔다"고 말했다.
김 씨는 "국민과 소통할 수 있게 이렇게 문을 열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고 김 여사는 김 씨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귀엽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 여사는 "원래 8시면 통행이 막혀서 적막했는데 오늘은 활기가 넘쳐서 참 좋다"며 "오래 가물었는데 이렇게 단비가 내려서 더 반갑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는 "작은 변화지만 권력이 막아섰던 국민의 길, 광장의 길을 다시 국민께 돌려드리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여러분께서도 기쁘게 받아주시면 좋겠다"고 말했고 참석자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이 닫혀있던 문을 열고 더 많은 사람과 마주 보고 더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려 한다"며 "집무실을 비서진 건물로 옮기니 의사소통이 활발해지고 경호 문턱을 낮추니 국민께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하나하나 개방하고 시민께 돌려드리다 보면 국민과 소통하고, 늘 국민 곁에 있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가 조금 더 빨리 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호실 직원과 경찰에게 "시민의 안전을 잘 부탁한다"고 인사한 김 여사는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30분 남짓 이어진 '한밤의 청와대 앞길 산책'을 마쳤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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