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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상' 인요한 교수 "온돌방의 도덕 회복해야"_ John Linton

엔비53 2014. 12. 14. 20:34

 

<'인권상' 인요한 교수 "온돌방의 도덕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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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미국명 존 린튼)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한국은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뤄냈습니다. 이제는 '온돌방의 도덕'을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세계인권선언 66주년을 맞아 10일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인권상 근정훈장을 받은 인요한(미국명 존 린튼)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는 연합뉴스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인 교수는 이주민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 체계를 향상시키고자 노력한 점, 북한 신생아·아동·산모 등에 대한 의료활동과 인도적 지원으로 북한 주민의 인권 신장을 도모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교수는 "가난한 시절 전라도 온돌방에서 군불 때고 둘러앉아 어른들에게서 지식과 지혜뿐 아니라 도덕을 배웠다"며 "나에게는 그때 배운 도덕이 인간 됨됨이이자 인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이 나에게 나쁘게 한다고 해서 내 행동에 면죄부를 주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인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세월호부터 시작해서 모든 문제가 다 도덕인 만큼 대통령, 공무원을 비롯한 기득권 세력이 앞장서서 조상의 도덕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 교수는 또 "북한 동포들은 추운 집에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기아 상태에 빠져 있는데 우리는 120만t의 쌀을 쌓아두고만 있다"며 "이념과 사상이 많이 다르지만 그들의 인권을 생각해서라도 북쪽에 선물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대한민국 인권상 근정훈장에 연세대 인요한 교수
대한민국 인권상 근정훈장에 연세대 인요한 교수(서울=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연세대 의과대학 인요한(오른쪽) 교수가 1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제66주년 세계인권선언의 날 기념식에서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대한민국 인권상 근정훈장을 받고 있다. 2014.12.10 swimer@yna.co.kr

인 교수는 "저의 조상은 학교와 교회를 세우는 등 한국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사실 저는 준 것보다 받은 것이 더 많다"면서 "제 공로보다는 조상을 대표해 상을 받은 것"이라고 겸손해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의 의료 한류화를 위해 힘쓰고 남북이 부드럽게 서로 만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1959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난 인 교수는 아버지의 외조부가 1895년 선교활동을 위해 이주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으며 5대째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1987년 서양인 최초로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그는 1997년 외증조할아버지인 유진 벨 선교사의 이름을 딴 유진벨재단을 형과 함께 설립, 북한 결핵퇴치사업을 하는 등 20여 차례 북한을 드나들며 무료 진료, 앰뷸런스 기증 등 대북 의료지원 활동을 펼쳐왔다.

아울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외국인진료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주한 외국인을 치료해왔고 2012년에는 특별 귀화가 허용돼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bryo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12/10 13:11 송고




인요한의 온돌방

 



1940 여수 애양원에서 한센병 환자를 보살피던 손양원 목사가 옥에 갇힌다.
그는 설교 때마다 신사 참배를 거부하며 일본은 망한다고 했다.
"덴코(轉向·전향)하면 풀어주겠다" 검사에게 그가 말했다.
"당신은 덴코가 문제지만 내겐 신코(信仰·신앙) 문제다."
48  아들을 좌익에 잃고는 "원수를 아들로 삼겠다" 기도했다.
그는 형제를 죽인 좌익 학생이 체포돼 총살되기 직전 구해 목사로 키운다.
환자들을 두고   없다며 피란선에서 뛰어내린  북한군에 총살당한다.
 
 
▶연세대 의대 인요한 교수는  목사를 " 영혼의 발원지"라고 이른다.
틈날 때마다 애양원  목사 묘를 찾는다.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는 무덤 앞에서 기도한다.
' 삶이 그가 실천했던  10분의 1만이라도 되게 해달라'.
그는 120 전부터 전남 지역 선교를 이끈 유진  집안의 4 외손이다.
아버지  린튼만 해도 검정 고무신 신고 남해안을 돌며 600 교회를 개척했다.
 
 
▶인요한은  목사를 '부모 다음으로 존경하는 사람'으로 꼽는다.
 목사의 삶과 순교가 교회 본연의 모습과 정신이라고 본다.
그는 말한다. "한국 대형 교회들이 너무 화려해졌다. 화려해질수록 교회는 망한다.
교회를 넓히고 치장하는 대신 낮은 곳으로 뛰어나가 이웃을 돌봐야 한다."
그는 예수님이 다시 온다면 으리으리한 교회로 오지는 않을  같다고 했다.
 교회들이 예수님을 알아볼 수나 있겠느냐고 했다.
 
 
▶인요한은 한국 사회와 교회가 원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죄짓고 오면 '심판받고 회개하라' 하기에 앞서
'나는  흉측한 죄를 짓고 산다' 위로하고 끌어안아야 한다."
이주민과 북한 의료 봉사를 해온 그가 그제 대한민국 인권상
근정훈장을 받고 말한 소감도 비슷하다.
"남이 나를 홀대한다 해서 내가 남을 홀대할 자격을 가진  아니다."
남을 존중하는 마음이  인권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 가르침을 고향 순천의 온돌방에서 얻었다고 했다.
어릴  무척 가난해 나무를 해다 군불을 땠다.
추운  모여 앉으면 어른들로부터 사람이  일과 하지 말아야  일을 배웠다.
친구 집에 갔다가   아버지가 돌아오면 친구가 벌벌 떨었다.
"조용히 . 아버지 쉬셔야 ." 어린 인요한은 아버지 무서운 줄을 그렇게 알았다.
그는 그것을 '온돌방의 도덕'이라고 했다.
가족이 각자 방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중앙난방 시대,
지금은 사라진 한국식 인성 교육이다.
대리석 교회에 옅어져 가는 빛과 소금처럼.
 
 
<조선일보>
2014.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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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mail : tjo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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