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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함박눈이 휘날리는 성주간(Easter Triduum/)Holy Thursday/Good Friday/Easter Vigil

엔비53 2017. 4. 20. 21:20




4월 중순에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금요일 오후의 Providence 수녀원과 피정센터



한여름에도 눈이 내리는 우리동네인 걸 오랫동안 살아서 익히 알고 있지만,

동장군이 봄에게 쉽게 자리를 비켜 주기가 아쉬운진

4월 중순에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씨는 

여전히 당황스럽기도 하고, 

아름다운 설경에 또 다시 경이롭고, 

봄이 곁에 왔다고 잔뜩 설레이는 가슴은 

쌓인 흰눈처럼 새 하얗게 질리기곤 한다.



아침 8시반의 베란다에서...



앞마당에 있는 라일락 나뭇가지에도 하얀 눈이 소복히 쌓였고...



그 나무 아래에 4월 초에 겨우  올라 온  튤립 새순은 추위에 떨고...


 

갑자기 내린 함박눈으로 출근길은 엉망이고...



아침 레슨을 마치고 2시간 후에 베란다에 나가 보니

손사탕처럼 훨씬 커진 눈송이가 온 동네를 다시 설국으로 돌려 놓고 있다.




4월 12일 수요일 저녁에 Triduum 미사를 위해서 봉사들이

예행연습을 하기 위해서 모인 경건하면서 평화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성당 내부




크리스찬 신앙의 핵심이자 클라이맥스인 예수님의 부활을 앞 둔 삼일간은

교회 절기중에서 가장 성스럽고 거룩한 기간에 해당한다.

혹자들은 크리스찬들에게 최대의 명절을 크리스마스로 알고 있지만,

예수님이 부활하심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라는 것을 드러내신 부활절과

성 삼일이야말로 제일 중요한 명절인 셈이다.

 

부활절 전 삼일을 영어로는 Easter Triduum 혹은 Holy Triduum, (부활의 삼일, 성삼일)

라틴어로는 Triduum Paschale, Tiduum Sacrum 이라고 불리우며

올해 트리둠은 4월 13일 목요일부터 시작되었다.





성 목요일 (Holy Thursday, Maundy Thursday)


트리둠의 첫날은 성목요일( Holy Thursday) 혹은 Maundy Thursday인데,

이 날은 예수님이 열두 제자와 최후의 만찬을 드시면서

자신을 과월절(Passover) 예식에 제물로 바치는 어린양을 자처하시면서,

서품을 받은 사제들에게 같은 희생을 가르치심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리고 열두 사제중 한명의 배반으로 로마군에게 넘겨질 것을 예고하시고,

제자들과 작별을 고하신다.


성목요일 미사는 당일 아침에 모든 주교님들과 신부님들은

속한 관할교구의 중심인 주교좌 성당에 모여서 사제직을 기념하며,

주교님은 세례와 견진성사 그리고 병자성사에 쓰일 기름을 축성한다.

그리고 최후의 만찬때처럼, 주교님이 열두 사제들의 발을 씻는 세족례를 시행하면서, 

예수님이 봉사와 겸손, 그리고 물로 정화하는 것을 기념한다.


최후의 만찬은 예수님이나 열두 사도가 유대인이기에

그들의 큰 명절인 Passover(과월절)을 기념하는 예식을 기념하기 위해서 함께 모였다.

이 명절은 이집트에서 오랫동안 종살이를 하던 유대인들이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날로

유대인의 '니싼' 달의 15일에서 22일까지 기간에 돌아오며,

2017년에는 4울 10일부터 18일까지 Passover 명절이다.

과월절은 히브류 어로 Pesach이라고 하는데 이는 '무엇을 건너 뛴다" 라는 뜻으로,

과월절 첫날 저녁에 이집트 가정의 첫번째 자식을 죽일때에

유대인 가정을 건너뛰어서 그들의 자식을 죽음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


유대인의 과월절 예식처럼 성목요일 미사는 해가 진 후에 거행되는데,

미사 중에는 겸손과 정화를 위한 세족례와 십자가를 경배하는 예식을 갖은 후에

조용히 침묵을 지키며 성당을 떠난다.





전례 봉사자들이  예행 연습을 위해서 수요일 저녁에 성당에 모였다.



트리둠을 기념하는 특별한 미사는 다양한 예식들이 많아서

평소보다 많은 봉사자들과 추가 연습을 필요로 하기에

미사가 순조롭고 경건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

봉사자들 대표들과, 전례담당자, 그리고 음악을 맡은 나는

이미 5주 전인 3월 초부터 매주 준비 미팅을 가졌고

지난 한달간 여섯차례에 걸쳐서 수녀님들을 주축으로 한 성가대의 연습을 해 왔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친 후에 봉사자들이 수요일 저녁에 한자리에 모여서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미리 착오없이 할 수 있게 연습을 가졌다.


특히 성주간을 위해서 초청되어 오신 신부님은

종교음악을 전공하셔서 노래는 물론 오르간도 높은 수준으로 연주하시는 분이다 보니

거의 모든 예절을 중세때처럼 노래로 하시는 것을 선호하시다보니

음악을 맡은 나까지 평소보다 오르간으로 연주해야 할 성가와

신자들 앞에서 다양한 기도와 시편, 그리고 성가를 솔로로 불러야 하는 곡들이 많아서

신부님과 매일 미사 전에 30분간 따로 연습을 하기도 했다.





멀리 캐나다 동부의 노바 스코시아 주 출신이자 프랑스계로 불어와 영어를

자유자재로 하시는 찰스 신부님을 전례 책임자인 캐롤이

봉사자들에게 소개를 하고 있다.







성 금요일(Good Friday)


성 금요일은 예수님이 갈보리에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심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예수님이 게트세마니 동산에서 체포되어서 

유대인 대사들과, 폰티우스 필라테 총독 그리고 유대인의 왕 헤로데 왕 앞에서

여섯번의 재판을 (세번은 유대인 지도자들, 세번은 로마인들) 거치게 된다.


필라테 총독은 예수님에게 태형을 선고하고 싶었지만,

유대인 지도자들은 그 선고를 받아들이지 않자,

필라테 총독을 하는 수 없이 예수님을 그를 십자가형에 처하게 된다.

로마군인들이 예수님을 보라색 옷으로 갈아 입히면서 

모욕을 하고, 머리엔 가시관을 씌워준다.

그리고 "나자렛의 예수. 유대인들의 왕" 이라는 죄목을 적었다.


예수님은 사이린 출신의 시몬의 도움을 받아서 십자가를 짊어지다가,

결국엔  처형되는 곳까지 혼자서 십자가를 짊어지고 

골고타에서 두명의 범죄자들과 함께 처형되었다.





성 금요일(Good Friday) 미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왼편에 보이는 건물이 성당, 중간에 수녀원, 그리고 오른편에는 피정센터)




도시에 드물게 넓직하고 한적한 공간에 위치한 이 피정센터겸 수녀원은

피정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고도, 언제라도 집에서 불과 2 km 떨어져서 가까우서

복잡하고 시끄러운 도심을 잠시 벗어나서 조용히 묵상하기도 좋고,

산책을 즐길수도 있는 고마운 공간이다.




부활성야(Easter Vigil)


부활성야(Easter Vigil)은 부활절 전날 밤에 거행되는 미사이다.

Vigil 이라는 말은 라틴어의 vigilia 에서 나온 말로"깨어있음" 뜻을 지녔는데, 

신자들이 예수님이 부활하심을 밤새 깨어 기다리면서 기도를 드리는 예절을 가리킨다.

이 미사 중에 새로운 신자들의 세례식과

이미 세례를 받은 신자들의 믿음을 다시 확인하는 예식을 가진다.







삼일간의 특별한 미사들을 무사히 잘 마치고

토요일 자정이 다 된 시간에 

집으로 향하는 길은

참 뿌듯하고, 

홀가분하고,

은혜로웠다.







출처 : Welcome to Wild Rose Country
글쓴이 : Helen of Tro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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