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블로거/이솔 이수경 시인

[스크랩] 사랑하는 이에게.4 - 가을산에 들어

엔비53 2011. 12. 27. 21:53

 
 

 


               

         

         

         사랑하는 이에게 4 / 이솔

                 - 가을산에 들어

         

         

         

         

        허기처럼 불어대는
        바람 탓인가 봅니다.
        바싹 메마르고 헛헛해진 마음
        한자락 내려두려
        가을산에 들었습니다.
        산새 소린 들리지 않고

        거칠게 몰아쉬는

        내 숨소리만 메아리로 울립니다.

         

        가을, 그런 날이 있습니다
        이 자리 훌렁 벗어 던지고
        훌쩍 벗어나 가고 싶은 길...

        가져 간 복분자 한 잔에
        단풍빛으로 얼굴 붉히고 앉아

        당신 생각만 했습니다.

         
        아직, 제 길 놓지못한 늦매미

        혼신을 다해 울어대는
        가을산,

        빗기 어린 바람이 측은한 지

        어루만져 주는데도

        제 빛으로 물들기 전 말라갑니다.

         
        더럭,

        외로움도 깊어지는 시간 
        당신께로만 향한 내 간절한 그리움도
        가을산에서 붉어지고

        더 깊어집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4. - 가을산에 들어

        - 글로벌문학 2008 겨울호

         

         

출처 : ㅎ ㅏ늘
글쓴이 : ㅎ ㅏ늘 원글보기
메모 :

ㅎㅏ늘 (시인 이솔, 이수경) -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낭송작가

* 시집 <단풍잎 고운 가을이 오면> - 20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