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에게 4 / 이솔
- 가을산에 들어
허기처럼 불어대는
바람 탓인가 봅니다.
바싹 메마르고 헛헛해진 마음
한자락 내려두려
가을산에 들었습니다.
산새 소린 들리지 않고
거칠게 몰아쉬는
내 숨소리만 메아리로 울립니다.
가을, 그런 날이 있습니다
이 자리 훌렁 벗어 던지고
훌쩍 벗어나 가고 싶은 길...
가져 간 복분자 한 잔에
단풍빛으로 얼굴 붉히고 앉아
당신 생각만 했습니다.
아직, 제 길 놓지못한 늦매미
혼신을 다해 울어대는
가을산,
빗기 어린 바람이 측은한 지
어루만져 주는데도
제 빛으로 물들기 전 말라갑니다.
더럭,
외로움도 깊어지는 시간
당신께로만 향한 내 간절한 그리움도
가을산에서 붉어지고
더 깊어집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4. - 가을산에 들어
- 글로벌문학 2008 겨울호
출처 : ㅎ ㅏ늘
글쓴이 : ㅎ ㅏ늘 원글보기
메모 :
ㅎㅏ늘 (시인 이솔, 이수경) -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낭송작가
* 시집 <단풍잎 고운 가을이 오면> - 2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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