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블로거/이솔 이수경 시인

[스크랩] 길 / 이솔

엔비53 2011. 12. 3. 21:30
 
       
길   / 이솔

              
              너무 
              오랜동안 서성였습니다
              길 아닌 길 걸을 수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 
              감나무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가을바람처럼
              샐죽해진 불안 등에 짊어진 채 
              여전히 버티고 섰습니다
              

              내 설 자리 아닌 걸 뻔히 알면서 아무래도 그만 두라 하는데 길 앞에서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가고픈 길과 가야만 하는 길 길은 어디에나 있고 길은 어디에도 없다는 걸 길이기에 갈 수 있는 길 길이 아니기에 갈 수 없는 길 길이 막막하게 길을 막고 길은 기리기리

              길이어야 한다고 쪽빛 하늘 밟고 내려서는 붉은 해가 자븐자븐 일러주고 있었습니다

              이 솔 ...  월간 문학바탕 2008. 

               

               

                               
                              Alex Fox / Those were the days

                               

                               

                      출처 : ㅎ ㅏ늘
                      글쓴이 : ㅎ ㅏ늘 원글보기
                      메모 :

                      ㅎㅏ늘 (시인 이솔, 이수경) -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낭송작가

                      * 시집 <단풍잎 고운 가을이 오면> - 20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