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블로거/이솔 이수경 시인

[스크랩] 작은방 / 이솔

엔비53 2011. 12. 3. 21:30

 





          
 
 
 
                        





 

         

         

         

         

         

         

         

         

        직사각형의 작은 창은

        기하학 무늬의 초록빛 시트지가 

        그려 낸 스태인글라스

        간혹 햇빛을 받아들여도

        여전히 구름 낀 방

         

        어제 읽다만 외로움이 굴러다니다

        잉크 마른 만년필 촉에 눌려

        허옇게 놓여 있는 방.

        먼지처럼 떠돌던 침묵만

        어둡게 내려 앉는 방

         

        네가 다녀 갔지만 네 흔적은

        거짓말처럼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방

        그의

        내밀한 울음만 간간 들리는 방.

         

        젖은 바람이 간혹 앉았다 가는 방

        그 자리에 가끔 바람꽃이 피는 방

        이미 바다로 간 마음이 서성이고 있는 방

        이미 하늘로 날아든 날개죽지가

        근육통에 시달리는 방.

        진종일 알수 없는 음악만 물끄러미

        누웠다 가는 방.

         

        스탠드를 켜도

        잘 보이지 않는 방.

        모든 소리 그치고

        어둠이 졸다 잠들면 그제서야

        하늘로  둥둥 오르는 방.

         

        작은방 - 이솔  - 월간 문학바탕 2008. 4 월
         
        ...  ㅎ ㅏ늘 2010. 07. 05.
         
        Last Canival...Norihiro tsuru 

         

         

         

         

출처 : ㅎ ㅏ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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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

ㅎㅏ늘 (시인 이솔, 이수경) -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낭송작가

* 시집 <단풍잎 고운 가을이 오면> - 20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