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블로거/이솔 이수경 시인

[스크랩] 능소화 / 이솔, 이수경

엔비53 2012. 7. 8. 23:50

 

 

 

        능소화 - 이수경

         

         

         

         

        폭염이 터널처럼 지난자리
        모처럼 저녁 바람이
        간간 시원스레 불던 밤
        전철에 메달린 피곤이

         

        툭!


         

        소리치자 대전블루스가 흘러 나온다.
        화들짝 놀라 두어번 발 장단을 치자
        마주 앉은 창문이 씨익 웃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온
        바람이 너스레를 떨며 질겅질겅 오후를 씹던
        공터 모퉁이로 돌아서자
        실눈 뜬 어둠이
        안개처럼 매복(埋伏)했다.
        어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시
        저녁 바람이 불자


         

        툭!

         

        담장 안

        허망한 기다림
        붉어진 외사랑을 애도하며
        통째로


         

        툭!


         

        툭!


         

        툭!


             

            능소화 - 이수경

             시집 <단풍빛 고운 가을이 오면> 레터북 2010 

             

             


       

      
      
      출처 : ㅎ ㅏ늘
      글쓴이 : ㅎ ㅏ늘 원글보기
      메모 :

      ㅎㅏ늘 (시인 이솔, 이수경) -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낭송작가

      * 시집 <단풍잎 고운 가을이 오면> - 2010.10

      이수경 시인 , 칼럼니스트
      데뷔2005년 월간 '문학바탕' 등단
      경력: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낭송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