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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뜨거운 물목욕이 하고 싶다 / 이솔 - 글로벌문학 2008. 겨울호.

엔비53 2011. 11. 19. 17:33


 

           뜨거운 물목욕이 하고 싶다./ 이솔

       

      바람이 분다

      바람을 따르던 비도

      구름사이로 울음끝을 흐린다.

      뜨거운 물목욕이 하고 싶다.

      바람이 분다

      머언 겨울산 능선 힘겹게 넘어 온 해도
      수명 다한 전구처럼  흘러내릴 듯 놓여있다.

      바람이 분다

      수면제 같은 시간을 깨우고

      어깨 위로 내려앉은 우울한 바람이 무겁다.

      후두둑 바람을 털어낸다.

      쓸쓸한 비를 묻혀 온  하늘 틈으로

      으실으실 얼굴 들이대며

      다시 바람이 분다

      바람이 길을 땅으로 내릴때 쯤

      너도 흐리게 가라 앉으리

      다시, 뜨거운 물목욕이 하고 싶다.

       

       

      - 글로벌문학 2008. 겨울호.

       

       
      Chris Garneau  /  Between The Bars   

출처 : ㅎ ㅏ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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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

ㅎㅏ늘 (시인 이솔, 이수경) -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낭송작가

* 시집 <단풍잎 고운 가을이 오면> - 20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