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잠언집 (류시화 엮음) 10

살 때와 죽을 때(When Living, When Dying) / 법정 -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중에서

When Living, When Dying 살 때와 죽을 때 살때는 삶에 철저해 그 전부를 살아야 하고, 죽을 때는 죽음에 철저해 그 전부가 죽어야 한다. 삶에 철저할 때에는 털끝만치도 죽음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또한 일단 죽게 되면 조금도 삶에 미련을 두어서는 안된다. 사는 것도 내 자신의 일이고 죽음 또..

외로움(Loneliness) / 법정,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May All Beings Be Happy) - 잠언집 (류시화 엮음)

외 로 움 혼자 사는 사람들만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세상 사람 누구나 자기 그림자를 이끌고 살아가고 있으며, 자기 그림자를 되돌아 보면 다 외롭기 마련이다. 외로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는 무딘 사람이다. 너무 외로움에 젖어 있어도 문제이지만 때로는 옆구리께를 스처 가는..

달빛(Moonlight) / 법정, 법정 잠언집 (류시화 엮음)/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May All Beings Be Happy)

달 빛 요즘 자다가 몇 차례씩 깬다. 달빛이 방 안까지 훤히 스며들어 자주 눈을 뜬다. 내 방 안에 들어온 손님을 모른 체할 수 없어 자리에서 일어나 마주 앉는다. 한낮의 좌정보다 자다가 깬 한밤중의 좌정을 나는 즐기고자 한다.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지 않으니 잠들지 말..

창을 바르며(While Papering the Window) / 법정, 법정 잠언집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May All Beings Be Happy)'

창을 바르며 어제는 창을 발랐다. 바람기 없는 날 혼자서 창을 바르고 있으면 내 마음은 티 하나 없이 맑고 투명하다. 무심의 경지가 어떻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새로 바른 창에 맑은 햇살이 비치니 방안이 한결 정갈하게 보인다. 가을날 오후의 한때, 빈 방에 홀로 앉아 새로 바른 창..

회심 / 법정, 법정 잠언집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May All Beings Be Happy) 중에서

Waikiki Beach [오후, January 25, 2017 - Hawaii–Aleutian Time] 회심 남을 미워하면 저쪽이 미워지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이 미워진다. 부정적인 감정이나 미운 생각을 지니고 살아가면, 그 피해자는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가면 내 삶 자체가 얼룩지고 만다. 인간관계..

수행의 이유 / 법정, 법정 잠언집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May All Beings Be Happy)' 중에서

Dubrovnik Night-David M. Cobb Photography 수행의 이유 우리가 수행을 하는 것은 새삼스럽게 깨닫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깨달음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닦지 않으면 때 묻기 때문이다. 마치 거울 처럼. 닦아야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그 빛을 발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든 자기 자신 안에 하나의 세계를..

자연 앞에서: In the Face of Nature - 법정 잠언집 (류시화 엮음)/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May All Beings Be Happy

자연 앞에서 1. 고요하고 적적한 것은 자연의 본래 모습이다. 달빛이 산방에 들어와 잠든 나를 깨운 것도, 소리 없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달의 숨소리를 듣고자 하는 것도 이 모두가 무심이다. 바람이 불고, 꽃이 피었다가 지고, 구름이 일고, 안개가 피어 오르고, 강물이 얼었다가 풀리는 ..